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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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웬만한 일엔 허둥지둥 하거나 놀라지 않는다.
그럴만한 상황이 되면 어쩐지 더 담담해지곤 했는데..



오늘 아인이와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이것저것 보면서 놀아주고 있었다.
모르는 전화로 벨이 울리길래 택배인줄 알고 받았는데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아저씨가 내 이름을 확인하고는 지금 엄마가 머리가 크게 다쳤다는거다.
순간 손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안그래도 엄마는 아이 데리고 병원에 오는게 싫다면서. 주중에 운전해서 오지 말라고 당부하셨던터라
항상 엄마의 건강이 걱정되던 중이었다.
누구시냐 먼저 묻고, 지금 어디냐 병원에서 그러신거냐 묻는 내 목소리는
내가 생각해봐도 남의것처럼 .. 진정이 되지않았다.
상대는 그저 다급하게 엄마가 머리가 많이 다쳐서 병원에 있다고만 하는데 순간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엄마는 아빠 간호하느라 병원에 있는데..씻으러 나갔다가 쓰러지셨나..엄마도 혈압이 있는데..
별 생각이 다 들던 와중에 누군가 전화를 바꾸더니 어떤 아줌마가 울부짖듯이 내 이름을 막 부르는거다.
...응? ....누구지? 섬뜩했다...


....
나는 바로 전화를 끊고 엄마에게 전화했다.
차분한 엄마 목소리.
순간 안도와 함께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말았다. 아인이가 보고있는데도.


정말이지..
사기쳐서 먹고 사는 사람들 어차피 이해할수 없지만
이런건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이 울분을 어떻게 할수가 없다. 사람의 아킬레스건을 사정없이 파고드는 이런 사기.
진짜 용서할수가 없는데..
기가막힌건, 어디다 신고도 할수 없다는거다.
알아보니, 금전적 피해를 입은경우 신고를 받는것 같은데-그것도 되찾을 방법은 없는듯..-
정신적 피해는 어쩌라구?!!!

그렇게 먹고살지 말란 말이다.
열심히. 내 인생에 부끄럽지 않게,
굶어죽을지언정 남 등쳐먹지 말고.
그렇게 진실되게 살아야
이 세상 살다가면서 후회없지 않을까?
응?응?!!!!!!!!!!쫌!!!!!!!!!!!!!

by cactus | 2012/02/25 01:35 |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덧글(2)
고해.
살면서 인생의 어느지점 어떤일로 깨닫게될까. 소중한것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고맙고 좋았다고. 말할수있을때 말하지않는 오만함은 죽음앞에 다다라서야 뼈아픈 후회가 되는걸까. 

내가 나임을 인식하고 내가 나혼자가아니라 내부모로부터 태어났고 물려받았음을. 그래서 내가 내인생을 내 마음대로만 살수없음을 알게된후에야 엄마아빠도 한사람의 여성. 남성으로서 세상의 두려움. 무서움을 온몸으로 겪어내고있구나. 그들도 나못지않게 나약한 인간이라는걸 받아들였던것같다. 아빠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젊었을때는 너무나 오래전이라 기억조차 희미하다. 그저 내게 아빠는 잔소리꾼. 엄마 고생시키는사람. 왜 남은 생을 허비할까..이해할수없는 한노인이라는 생각이 한참이다. 믿을수없을만큼짧은 시간에 거대한짐승이 쓰러지면 다시 못일어나는듯이. 그렇게. 의식이 혼미해지고 몸의반쪽이 무감각해졌다. 최근에 급격히 대꾸도없어지고 성깔도 안부리고 숨죽인 짐승마냥 조용했다. 나는그저 또 어딘가 못마땅하거나 당신말에 귀기울이지않음이 야속해 저러고계신가보다했다. 오래전부터 아빠의 존재는 의지보다는 보호의 대상이었다는게. 이제야 그분은 잘 보살펴야하는 노인이란걸 자각했다. 

아빠가 당신의 몸이 전같지않음을 인정안한것만큼. 나역시 아빠가 늙으셨다는걸 마음깊이 감지하진못했던거다. 이제 우리는 준비를해야하는걸까. 오래전에 잊었던 세포들이 눈을뜬다. 삶과 나란히 건너편에있는 그것.  


2/5
아빠가 중환자실로 옮겼다. 오전7시쯤 심장이 멈춰서 소생술로 다시뛰게는됐지만 암세포가 심장에까지 혈전을 옮기고있는듯하다고. 수술을원하면 할수있으나 계속해서 출혈이나 막힘이있게되고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이상하고 낯설다. 며칠전. 아니,그저께저녁때 가족모두 모였었고 저녁도 잘드셨고 걸어도 다녔고 말도했었다. 그러던 사람이 며칠새에 죽게된다니. 이상하고 이질적이다. 
어제 지성씨와 한참 이야기하며 울었다. 기억나는건. 내 언젠가 아빠에게 이말은 꼭 하리라. 내가 아빠 진짜 싫어하는거 알아요?


그건 정말이었다. 엄마를 고생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당신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것이. 저분이 얼마나 후회하려 그러나..많게는 10년...또는 그보다짧게. 건강하게 함께할시간이 길지않은데 왜 저토록 허무하게 보낼까..왜 무엇이든 하지않을까...하지만 당신은 그 많은 시간동안. 혹은 혼자있는 동안. 쓸쓸함을 나눌사람이없어 그토록 혼자밥먹는것도 싫어하고. 하나뿐인 아내만을 의지하지않았을까. 만날 비아냥거리는 딸년을 언젠가부턴 눈도 주치지않는 딸년을 야속해했으리라...

후회는 아니다. 난정말 아빠가싫었고 이해가안갔고 엄마의 업이고 짐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자식따위의 사랑은 이정도이다. 이것밖에는 안되는 사랑을 드린게 미안하다고. 그리고 이제는 들리지도 않는 귀에 속삭인다 미안하다고. 사실은 사랑한다고. 아빠는 알고있을거라고. 조금더 아빠가 자신을 인식하고 아빠로서 조금더 있어준다면 좋겠다는 바람은 ..주님 이것이 답인가요. 귀한 아이를 주신후로 제대로된 만남을 갖지못한 주님께 염치없어 부탁은 못하겠고. 그저 자식된자의 무지함을 후회하며 주님뜻대로..라는 생각을 할뿐...
by cactus | 2012/02/05 19:09 |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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