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이고, 열정적이면서도 차갑고, 명랑하면서도 우울한 나.
아기를 바라볼때면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내 몸에서 태어났다는것이 마냥 신기하고 감사하기만 한데..출산을 겪고 난 나의 몸은 계속 삐걱거린다. 아침이면 온몸의 뼈들이 비명을 지르는듯한 통증에 잠에서 깬다. 에구구구...소리가 절로 나오는거다. 하루종일 집안일을 한다. 전에는 하루이틀 미뤄도 상관없던 일들이, 지금 당장 해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미룰수가 없다. 샤워는 좀 미루고 싶어도 모유수유를 하니 몸을 깨끗이 해야할것같고..무엇보다 젖량이 많지않아 먹는것을 게을리 할수가 없으니 이만한 고통도 없다. 원래가 배고플때 먹고 배 안고프면 건너뛰는데다 몸을 생각해서 맛있고 좋은거 찾아 먹는편이 아니라서 아기를 위한 젖을 만들어내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다이어트는 물건너갔다. 누가 모유수유하면 살이 빠진다고 하는지? 원래 날씬했거나 출산을 통해 체질이 바뀐사람들이나 그런거겠지.
젖량이 많아서 짜서 버린다는 친구가 감사하게도 냉동한 젖을 보내주었다. 요즘은 모유팩도 좋아서 그걸 받아 냉동실에 넣어두니 어찌나 마음이 든든했던지! 그런데 아기가 먹지를 않는다. 밤새 겨우겨우 한팩을 먹였는데 그 다음부터는 가끔 먹던 분유까지도 거부하면서, 아예 젖병을 물지 않는다. 그저 내 젖만 찾다가 배가 고파 잠드는걸 보면서 마음이 복잡하다. 젖은 늘지않지, 아기가 먹는량은 늘어나지, 아인이는 젖병을 안물지..체중은 제자리걸음이지...
시기별 성장발육을 제대로 못하는게 아닐까. 내가 놓쳐버린게 있지는 않을까. 뭘 하고 놀아주면 좋아할까. 이유식은 뭘 만들까. 나는 매일 그렇게 노심초사인데, 그 와중에 주말에 밀린 작업을 하는 나를 보면서도 설거지 한번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 그저 이전과 다르게 변해버린 자신의 '여가시간'을 아까워한다. 나는 하루24시간이 통째로 변해버렸는데, 그는 혼자만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챙기려고만 한다. 엄마들 얘기로는 이런일로 많이 싸우게 된다는데, 정말로 아기키우는것보다 남편과 신경전 벌이는게 더 힘들다.
남편은,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워졌다고는 하지만 아기가 있는 생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것 같다. 직접 출산을 겪어보지 못해서일까. 인간애와 상상력이 있다면 역지사지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텐데..
먹고싶지 않아도 먹어야 하고, 잠이 와도 잘수가 없다. 팔이 뒤틀릴듯 아파도 아기를 안아주고, 손바닥을 바닥에 댈수없을만큼 아파도 바닥에 손을 짚고 아기를 바라보며 얼르고 웃고 놀아준다. 속상해도 우울해도 아기앞에서는 방긋웃으며 즐겁고 재미있게 얘기한다. 인내가 습관이 되어간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