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춥게 재워서인지, 어울려 노는 아기들한테 옮은건지, 아인이가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그나마 다행인건 다른 증상은 없고 목만 심하게 부었다는것. 목이 부으면 물도 마시기 힘들어하고 열이 오른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도록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한건 처음이라 당황도 되고 두렵고..그랬다. 이틀째엔 침까지 질질 흘리길래 아차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병원엘 갔다. 하루만에 목구멍 안쪽에 하얀 물집같은게 생겼다. 구내염이란다. 수족구병의 일종인데 손발엔 안생기고 입안에만 생긴거라고.3,4일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고 길면 일주일까지 갈수 있다는데 나는 벌써 지쳐있었다. 밤새 잠도 거의 못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더니 내가 먼저 나가떨어질것 같았다. 다행히 아인이는 이틀 꼬박 앓더니 새로 지어온 약 한번 먹고 열이 뚝 떨어지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 기특한것♡ 그런데 아프고 나더니 땡깡이 장난 아니다. 졸졸졸졸 쫓아다니면서 책읽어달라고 조르고, 찡얼거리고...그렇게 징징대는 타입의 아기가 아니었는데..내가 일좀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바로 징징대기 시작한다. 그 '징징'의 정점이 바로 오늘이었다!
컨디션이 회복되어 밖에 나가 놀고싶어하는 아인이에게 문화센터 수업날이 다가왔다. 오늘은 유난히 적극적이고 반응이 좋았다. 간단히 아기들 점심을 먹이고 아기엄마들이랑 밥먹으러 식당엘 갔는데, 처음엔 얌전히 앉아서 밥도 곧잘 받아먹던 녀석이 찡찡대면서 소리를 지르는거다. 난 아인이 진정시키느라 제대로 못들었는데 저-쪽에 손님으로 앉아있던 어떤 아줌마가 소리를 빽 질렀단다. 같이 밥먹던 아기엄마 하나는 놀라서 제대로 밥도 못먹고..나는 아인이를 안고 식당밖으로 나왔다. 아기를 진정시키는건 거의 불가능해보였다. 흥분을 한건지, 졸린건지, 유모차에 앉지 않겠다고 난리를 부려서 도로 식당으로 데리고 들어올수도 없었다.
결혼전에, 혹은 아기가 생기기 전에 식당에서 시끄럽게 난동피우는 아이들을 보면, 내돈주고 밥먹으러 와서 이렇게 시끄러운걸 참아야 하나~짜증이 났다. 저 아이들 엄마는 대체 왜 애를 저대로 두는거야? 하면서. 그런데 입장이 바뀌고보니 그걸 생각으로만 안고 있을때와 입밖으로 터뜨리는건 상당히 큰 차이라는걸 알게됐다. 식당주인은 오히려 우리에게 미안해했고, 함께 밥먹던 아기엄마들은 분노하거나 안쓰러워했다. 나는 지금 이런 내 상황이 생경스러웠다. 사람은 참 착하게 살아야 하는구나..언제 어떤식으로 내가 입장이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고보니 아인이는 응가를 해서 유모차에 앉아있기 싫었던거다. 서둘러 화장실에 데리고가서 씻기고 기저귀를 갈아주었다. 화장실에서 또 제 뜻대로 하겠다고 울고 소리지르는걸 억지로 유모차에 실어 밖으로 나왔다. 후텁지근한 여름공기..현기증이 날것 같았다. 너무나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내딸인데,,,어쩔땐 이 상황이 내것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잠든 아인이를 보면서 허기가 지고 한숨이 나왔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